어젯밤, 이상하면서도 잊히지 않는 꿈을 꿨다.
길을 걷고 있었는데, 양아치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다가 내 옆에 멈춰섰다.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근처 상가로 들어갔고, 그들의 오토바이에는 키가 꽂힌 채였다. 망설임도 없이 나는 그걸 타고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도로는 점점 도시 외곽으로 이어졌고, 서울인지 아닌지도 모를 국도로 접어들었다. 달리던 중,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더니 산 위에 거대한 유럽식 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상하게 그 성이 낯설지 않았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양옆에 느티나무가 늘어서 있었고, 하늘은 노을빛으로 불타고 있었다. 오렌지색이 분홍색으로 스며드는 그 풍경은,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나는 오토바이를 잠깐 세우고,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그 장면을 찍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오늘 밤은 저 성에서 지내자.”
그 순간, 꿈에서 깼다.
이상하게도 그 장면들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현실보다 더 선명하고, 더 그리운 풍경이었다.
마치 내가 언젠가 꼭 다시 가야 할 곳처럼.
